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거칠게 읽는 전쟁 세계사

유용한 생활정보

by 모아모아모아 2019. 8. 8. 08:30

본문

동양과 서양의 최초의 대격돌! : 페르시아 전쟁 (BC 492년 ~ BC 448년) ②


『고대 헬라스(Hellas) 세계의 약사(略史)』 19편


《상업과 무역의 경제대국, 코린토스(Κόρινθος, Kórinthos)》


고전기 헬라스 세계의 5대 강국 중 마지막 나라는 이번 회차에서 소개하는 코린토스(Κόρινθος, Kórinthos)입니다. 우리에게 기독교의 신약성서 중 사도 바울의 서간서인 '고린도 전·후서'가 보내졌던 도시로 잘 알려진 코린토스는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잇는 지협에 자리잡았던 나라였습니다. 또한, 서쪽으로 레카이온 항(港)이 있어서 이오니아해를 거쳐 이탈리아와 서부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었고, 동쪽으로는 겐그레아 항이 있어서 아테나이와 에게 해 및 동부 아나톨리아를 거쳐 오리엔트 지역으로까지 진출이 용이했습니다.


이런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코린토스는 남북육상교통은 물론 동서해상교통의 요지였고, 자연스레 무역이 크게 발달하였으며 그에 따르는 상업과 수공업의 메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유적에서 출토된 도기는 코린토스가 이미 미케네 문명시대부터 활발한 무역과 상업활동으로 크게 번영해왔던 나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코린토스는 헬라스 제일의 도기 제조기술을 자랑하는 나라였기 때문에 많은 폴리스에서 코린토스 도기(Corinthian Pottery)를 도기 디자인의 모범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또한 코린토스하면 '코린토스식 투구(Corinthian Helmet)'로도 유명합니다. 헬라스 청동투구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코린토스식 투구는 BC 7~6세기 경부터 헬라스 전역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눈만 노출하고 머리부터 목까지 직선으로 이루어진 구조였으나, BC 6세기 중반부터는 눈과 입을 제외한 머리 전체를 감싸는 구조로 바뀌면서, 머리부터 목으로 내려오는 라인을 곡선으로 처리하여 보다 인체공학적 형태로 개선되었습니다. 이후 헬라스의 투구는 코린토스식 투구로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코린토스 양식으로 만들어진 기둥 머리]

[기둥 머리 양식의 변천. 왼쪽부터 도리아 양식, 이오니아 양식, 코린토스 양식]



코린토스는 '코린토스 양식(Corinthian Order)'으로 미술사적인 족적을 남겼습니다. BC 5세기 중엽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린토스 양식'은 신전이나 건물의 기둘 머리를 주로 아칸서스 잎의 모양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인데, 동시대의 다른 어떤 양식보다 화려하고 이채로운 양식미를 자랑합니다. 코린토스 양식은 헬라스는 물론, 아나톨리아, 오늘날 중동 일부 지역, 그리고 서부 이탈리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 건축양식이었습니다.

이처럼 무역과 상업의 발달로 독창적이며 주도적인 문화를 향유했던 코린토스 인들은 아테나이를 비롯한 다른 폴리스보다 먼저 두 차례의 참주정을 겪었으며, 펠로폰네소스 동맹에 가입했지만 아테나이와의 우호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특히, 아테나이와 그 앙숙인 테바이가 전투를 벌일 때마다 중재에 나서기도 했죠. 하지만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다른 폴리스들처럼 재정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코린토스는 수십년 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를 거쳐 로마 인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코린토스의 신화 및 역사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2. 코린토스의 명조(名祖), 시쉬포스


코린토스는 미케네 문명시대부터 왕정의 형태로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헬라스의 도시국가들이 그랬듯이, 코린토스도 도리스 인들 침입에 의해 암흑기를 거치면서 이전 역사에 관한 기록들을 모두 잃게 된 까닭에, 자신들의 지난 역사를 신화화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코린토스 시(市)의 창건자로 언급되는 인물이 바로 '시쉬포스(Sishyphos)'입니다. 창건 당시 코린토스 시는 에퓌라(Ephyra)라고 불렸으며, 시쉬포스는 이 도시를 세우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쉬포스의 전설은 그의 형벌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우스와 아이기나', 페르디난드 볼]



코린토스에 지독한 가뭄이 엄습하여 고통의 시간이 지속되고 있던 어느날, 코린토스의 왕 시쉬포스는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가 강의 신 아소포스(Asopos)의 딸 아이기나(Aigina)를 납치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시쉬포스는 딸을 찾아 헤매이는 아소포스에게 아이기나의 행방을 알고 있다면서 해갈을 위해 코린토스의 아크로폴리스에 샘물이 솟아나게 해주면 딸의 행방을 알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아소포스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자 시쉬포스는 아소포스의 아이기나의 행방을 알려줍니다. 시쉬포스가 알려준 장소로 간 아소포스는 제우스에게 대항하지만 제우스는 벼락을 내리쳐서 아소포스를 다시 원래 강물의 형태로 되돌려 내쫓습니다. 이때부터 아소포스 강의 밑바닥에서는 시커먼 석탄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제우스는 시쉬포스의 고자질에 격노하여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를 보내 시쉬포스를 저승으로 데려가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영리한 시쉬포스는 오히려 타나토스를 속여 지하감옥에 가둬버립니다. 그러자 세상에는 아무도 죽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에 제우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Ares)를 보내 타나토스를 풀어줍니다. 이제 시쉬포스는 꼼짝없이 저승으로 가야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타나토스에게 끌려가기 전, 시쉬포스는 아내 메로페(Merope)에게 절대로 자신의 장례를 치르지 말고 시신도 묻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저승의 신 하데스(Hades)는 시쉬포스가 죽었는데도 지상에서 그의 장례가 치러지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겨 시쉬포스에게 그 이유를 묻습니다. 시쉬포스는 자신의 장례를 치르지 않는 아내의 경건치 못한 행실을 한탄하면서 잠시 지상으로 보내주면 아내를 벌주고 잘못을 바로잡은 다음 다시 저승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하데스는 그의 말을 믿고 지상으로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이는 시쉬포스의 잔꾀였고, 지상으로 돌아온 시쉬포스는 저승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오래오래 천수를 누리고 잘 살았다고 합니다.

  • 출처 - 역사랑 놀자 - 한국사/ 세계사/ 역사

['시쉬포스', 티치아노 베첼리오]



그러나 하데스는 그를 잊지 않았습니다. 죽어서 저승으로 온 시쉬포스에게 하데스는 영원히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형벌을 내립니다. 그것은 크고 무거운 바위를 산 위로 밀어올리는 형벌이었는데, 시쉬포스가 바위를 힘겹게 정상까지 밀어 올리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결국 그는 영원히 바위를 밀어올리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계속)





※ 참고서적

-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아폴로도로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역사', 헤로도토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中 '메데이아', 에우리피데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그리스 비극 깊이읽기', 최혜영 著, 푸른역사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