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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읽는 전쟁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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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모아모아 2019. 8.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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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최초의 대격돌! : 페르시아 전쟁 (BC 492년 ~ BC 448년) ②


『고대 헬라스(Hellas) 세계의 약사(略史)』 20편


《상업과 무역의 경제대국, 코린토스(Κόρινθος, Kórint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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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 호 원정대', 로렌초 코스타]



3. 이아손의 출생과 귀향


옛 테살리아에 이올코스(Iolkos)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이올코스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Aiolos)의 아들인 코린토스의 왕 시쉬포스의 형제 중 한 명이었던 크레테우스(Kretheus)가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내 튀로(Tyro)와의 사이에서 아이손(Aison), 페레스(Pheres), 아미타온(Amythaon) 세 아들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튀로에게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펠리아스(Pelias)가 있었습니다.

크레테우스가 죽자, 왕위는 적법한 계승자였던 아이손이 이어받아야 했으나 그가 아직 어렸기 때문에 이부형제(異父兄弟)인 펠리아스가 섭정을 하기로 하고 아이손이 성인이 되면 왕권을 돌려주기로 약속합니다. 그러나 아이손이 성인이 되어도 펠리아스는 왕권을 돌려주지 않고, 오히려 아이손과 다른 두 형제를 추방해버립니다. 이에 페레스는 이올코스 근체에 새 도시국가인 페라이를 건설하고 왕이 되었고, 막내 아미타온은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남단의 메세니아 지방으로 가서 퓔로스에 정착합니다.

[케이론에게 교육을 받는 이아손]



한편, 이올코스의 이웃나라인 필라카이의 왕 필라코스(Philakos)에게 의탁한 아이손은 필라코스 왕의 눈에 들어 그의 딸인 알키메데(Alkimede)와 결혼하고 아들을 갖게 되었는데, 그의 이름은 이아손(Iason)이었습니다. 아이손은 펠리아스의 손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이아손을 몰래 켄타우로스 족(Kentauros)의 현자 케이론(Keiron)에게 보내 교육시킵니다.

케이론의 교육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건장한 청년이 된 이아손은 펠리아스로부터 왕권을 되찾기 위해 이올코스로 갑니다. 한편, 이올코스의 펠리아스는 "한쪽 신발만 신고 있는 아이올로스의 자손에게 살해당할 것이다."라는 신탁을 듣고는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그가 이런 신탁을 받게 된 연유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습니다.


일전에 펠리아스는 어머니 튀로를 못살게 구는 계모 시데로를 죽인 적이 있었는데, 이때 그녀가 헤라 여신의 신전 안으로 피신한 것을 펠리아스가 쫓아 들어가 제단 앞에서 살해했습니다. 이에 펠리아스는 헤라 여신의 미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헤라 여신은 급류가 흐르는 강가에서 이올코스로 향하던 이아손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녀를 이아손의 인성을 시험하고자 노파로 변신해 그의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이아손에게 자신을 업고 강을 건너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에 이아손은 강물 속에서 제 한쪽 신발을 잃어버림에도 불구하고 헤라를 등에 업고 강을 건넙니다. 이때부터 이아손은 헤라 여신의 신임을 얻게 되었습니다.



4. 아르고 호 원정대


이윽고 이아손이 이올코스에 당도합니다. 한쪽 신발만 신은 젊은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펠리아스는 신탁의 예언을 떠올리고는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는 일단 이아손을 궁으로 불러들여 자신을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하게 합니다. 이아손의 목적을 들은 펠리아스는 당장에 그를 죽이고 싶었지만 마침 포세이돈에게 제사를 드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신성한 제단을 피로 물들일 수 없어서, 이아손에게 한 가지 조건을 겁니다.

"콜키스(Kolkhis, 흑해 동쪽에 면한 고대 나라. 지금의 조지아)에 가면 황금 양털이 있다. 그 양털은 절대로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고 있다. 그 양털을 가져오면 왕위를 돌려주겠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펠리아스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이아손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아손은 자신있게 펠리아스의 조건을 수락합니다.

['아르고 호의 건조', 윌리엄 러셀 프린트]



이아손은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배 만드는 장인 아르고스(Argos)에게 부탁하여 50개의 노가 달린 전대미문의 거대한 배 '아르고 호'를 만듭니다. 그리고 헬라스 각지에서 이 모험에 동참할 영웅들을 불러모아 원정대를 결성합니다. 이 원정대는 이아손과 아르고스를 비롯, 헤라클레스(Herakles), 펠레우스(Peleus,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티피스(Tipis), 에르기노스(Erginos, 포세이돈의 아들), 멜레아그로스(Meleagros), 오이디푸스(Oidipus, 테바이의 왕이 되기 전), 네스토르(Nestor), 오르페우스(Orpheus), 카스토르(Castor)폴뤼데우케스(Polydeuces) 형제 등의 영웅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아손과 아르고 호 원정대는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는 황금 양털을 가져오기 위해 콜키로 출발합니다.



5. 메데이아와 황금 양털

['황금 양털을 거두는 이아손', E. 퀠랭]



아르고 호 원정대는 헤라 여신과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며 마침내 콜키스 왕국의 수도 아이아(Aia)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Aietes)는 순순히 황금 양털을 내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아손에게 어려운 과제를 냅니다. 그것은 이아손에게 불을 뿜는 황소에 멍에를 씌워 아레스의 밭을 갈고 용의 이빨을 뿌린 다음 거기서 나온 전사들을 모두 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아손과 메데이아',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불가능해보이는 과제에 난감해하던 이아손 앞에 아이에테스 왕의 딸인 메데이아(Medeia, 메데아 또는 메디아)가 손을 내밀며 나타납니다. 이아손에게 첫 눈에 반한 그녀는 황금 양털을 얻도록 도와주겠다며 그 대신 황금 양털을 가지고 돌아갈 때 자신도 데려가서 결혼해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이아손은 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메데이아는 아름답고 고혹적인데다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여인이었습니다.

[영화 '아르고 황금 대탐험(Jason And The Argonauts, 1963)' 중에서]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도움을 받아 불을 뿜는 황소에 재갈을 물리고 밭을 간 다음 용의 이빨을 뿌립니다. 그러자 완전 무장한 전사들, 즉 카드모스의 신화에도 등장하는 '스파르토이(Spartoi, 씨 뿌려진 자들)'가 땅 속에서 나타나고 이아손과 영웅들은 이들과 힘겹게 맞섭니다. 이윽고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스파르토이를 모두 죽이는 데 성공하는 이아손 일행. 그리고 이어서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마법으로 용을 잠재운 뒤, 황금 양털도 손에 넣는데 성공합니다.

['황금 양털', 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 메데이아가 아이에테스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남동생을 희생시키고 있음.]



이아손 일행은 메데이아와 함께 바로 콜키스를 떠납니다. 이때 메데이아는 아버지가 뒤쫓아올 것을 염려하여 궁을 떠날 때 어린 이복동생 압쉬르토스(Apsyrtos)를 데리고 아르고 호에 탑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아르고 호를 맹렬히 뒤쫓아오자 메데이아는 남동생 압쉬르토스를 죽여서 그 사지를 하나씩 잘라 바다에 던졌습니다. 아이에테스는 어린 아들의 장례를 치르려면 토막난 사지라도 건져낼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아르고 호를 추적하는데 많은 시간이 지체됩니다. 그리고 이 사이 이아손은 무사히 아이에테스의 추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메데이아의 잔인한 행동은 이아손은 몰론, 다른 원정대 영웅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고, 특히 제우스의 분노는 매우 커서 아르고 호의 귀향길을 막아서기 시작합니다. 이에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고모인 마녀 키르케를 찾아가 정죄한 다음에야 이올코스로 돌아가게 됩니다.



6. 펠리아스의 죽음


이아손은 이올코스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 아이손과 어머니 알키메데가 펠리아스의 거짓말에 속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분노합니다. 펠리아스가 아르고 호가 폭풍에 침몰하여 아들 이아손이 죽었다는 거짓 소식을 아이손과 알키메데에 전했고 두 사람은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한 것이었죠.

이윽고 이올코스에 도착한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들고 펠리아스를 찾아가 왕위를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펠리아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이아손을 죽이려 듭니다.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이아손은 그녀와 함께 복수를 다짐하며 코린토스로 도피합니다.

['딸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펠리아스', 조르주 몬로]



수 년 후, 메데이아는 노파로 변장을 하고 이올코스로 잠입합니다. 그녀는 효심이 지극한 펠리아스의 두 딸 펠로페이아(Pelopeia)페이시디케(Peisidike)에게 접근하여, 늙은 아버지 펠리아스 왕을 다시 젊게 만들어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 숫양을 죽여 잘게 토막낸 뒤, 펄펄 끓는 물에 마법의 약초들과 함께 넣고 삶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뚜껑을 열자 솥에서는 팔팔한 어린 양이 뛰쳐나왔습니다.

이것을 본 펠로페이아와 페이시디케는 메데이아의 말을 믿고, 그녀가 가르쳐 준 대로 아버지 펠리아스를 죽여 잘게 썬 다음 솥에 넣고 삶습니다. 그러나...펠리아스는 숫양처럼 다시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7. 메데이아의 복수


펠리아스가 죽음으로써, 이아손은 부모의 원수를 갚았지만, 메데이아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는 이올코스 시민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아손은 왕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메데이아와 함께 다시 코린토스로 추방당합니다. 코린토스에서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10여 년간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메르메로스(Mermros)페레스(Pheres)라는 두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러나 차츰 메데이아의 독한 성격에 싫증이 나기 시작한 이아손은 마침내 그녀를 버리고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Kreon)의 딸 글라우케(Glauke)와 결혼하려 했습니다. 한편, 내심 이아손이 자기 딸과 결혼하여 왕위를 이어받길 원했던 크레온 왕은 메데이아가 헬라스 인이 아닌 콜키스 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결혼은 무효하고 주장하면서, 그녀를 코린토스에서 추방하려 합니다.

['메데이아', 외젠 들라크루아]



이 사실을 알고 격노한 메데이아는 이아손과 글라우케의 결혼식 날 신부의 옷에 독을 발라 살이 타들어가게 만들어 글라우케를 살해하고, 딸을 살리기 위해 그 옷에 손을 댄 크레온 마저 죽고 맙니다. 그리고나서 메데이아는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인 메르메로스와 페레스 마저 제 손으로 무참히 죽인 다음 아테나이로 도주합니다. 이아손은 충격으로 광인이 되어 여기저기 떠돌다가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 출처 - 역사랑 놀자 - 한국사/ 세계사/ 역사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영화 '메데아(Medea, 1970)',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가 메데이아 역을 맡아서 열연함.]



한편, 아테나이에서 메데이아는 영웅 테세우스의 아버지인 아이게우스 왕(Aigeus)과 결혼하여 아들 메도스(Medos)를 낳습니다. 그러나 후에 아버지를 찾아온 테세우스(Theseus)를 죽이려다 실패한 메데이아는 아들 메도스와 함께 아테나이에서 추방당합니다.

메데이아는 아들 메도스를 데리고 고향인 콜키스로 돌아갑니다. 이때 아이에테스 왕은 자신의 친형제이자 타우리스의 왕인 페르세스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중이었습니다. 메데이아는 마법을 부려 페르세스를 죽이고 아버지 아이에테스를 왕위에 복귀시킵니다. 그리고 아이에테스가 죽자 그녀의 아들 메도스가 왕위를 이어받습니다.

메데이아의 최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어떤 전승에 따르면 메데이아는 죽지 않고 행복의 땅 엘뤼시온(Elysion)으로 가서 아킬레우스와 결혼했다고도 합니다.


이제 신화의 시간에서 역사로 넘어가 페르시아 전쟁 직전까지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고 헬라스 세계의 약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계속)






※ 참고서적

-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아폴로도로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역사', 헤로도토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中 '메데이아', 에우리피데스 著, 천병희 譯, 숲출판사
- '그리스 비극 깊이읽기', 최혜영 著, 푸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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