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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 중국사 - 문명 (갑골로 점치고 갑골문자를 남긴 상나라)

모아모아모아 2019. 9. 2. 21:30

“상나라는 중국에서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가장 오래된 국가야. 기원전 1600년 무렵부터 기원전 1046년까지 500여 년 동안 황허강 유역을 다스렸지.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중요한 발전이 이뤄진 시대로 꼽혀."

"중요한 발전이라면 어떤 거죠?"

"문자가 발명됐고, 본격적인 청동기 시대가 열렸지. 하나라 때보다 영토가 훨씬 넓어지고 왕권이 강화됐어."

"앗!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것들인데요?"

"다른 고대 문명을 공부할 때에도 한 번쯤 나온 것들이지. 그럼 지금부터 상나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볼까?"

용선생이 교탁 밑에서 뭔가를 꺼내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이거 텔레비전에서 본 적 있는데…. 맞다, 갑골! 거북의 배 부분이나 동물 어깨뼈를 갑골이라고 한댔어."

물건을 살펴보던 나선애가 소리쳤다.

"선생님, 여기 글자 비슷한 게 잔뜩 새겨져 있어요. 혹시 이게 문자예요?"

"그 유명한 '갑골문자'란다. 갑골에 새긴 문자라 해서 갑골문자라고 하지."

"근데 왜 하필 동물 뼈에다가 글자를 새긴 거죠? 점토판이나 파피루스가 없어서 그런가?"

"그건 상나라에서 갑골로 점을 치고 그 뒷면에 점을 친 결과를 새겼기 때문이야."

"엥? 동물 뼈로 점을 쳐요?"

“글자가 새겨진 뒷면을 한번 보렴. 홈 같은 게 있지? 이 홈은 점을 치기 전 갑골에 미리 파 놓은 거야. 점을 칠 때는 이렇게 손질해 둔 갑골을 꺼내 불에 달궜어. 그러면 홈을 중심으로 점 복(卜) 자 모양으로 금이 쩍 가는데, 그 금 간 모양을 보고 점을 쳤지. 점을 친 뒤에는 갑골 뒷면에 점을 친 내용과 결과, 점을 친 사람의 이름과 날짜 등을 기록했어. 상나라의 마지막 도읍이었던 은허에서는 이런 갑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단다."

"도대체 점칠 게 뭐가 그렇게 많았던 거죠?"

"궁금한 것은 뭐든 점을 쳐서 알아봤거든. 태어날 자식이 아들일지 딸일지, 내일 날씨는 어떨지, 적이 쳐들어올지 말지 같은 것들 말이야. 어느 신한테 언제 제사를 지낼지, 공물은 뭘 바칠지 하는 것들도 일일이 점을 쳐서 결정했지."

"제사 지내는 걸 점을 쳐서 결정하다니, 정말 제사가 중요하긴 했나 보다."

"물론이지. 상나라 왕은 곧 제사장이기도 했거든. 상나라 사람들은 세상 만물에는 다 신이 있다고 믿었어. 또 죽은 조상이 하늘에서 후손을 돌봐 준다고 믿었지. 그래서 무슨 일만 있으면 제물을 차려 놓고 제사를 지냈단다. 점치고 제사 지내는 게 가장 중요한 왕의 일과처럼 보일 정도야."


"잠깐, 왕이 점도 쳤어요?"

"상나라 사람들은 왕만이 점괘를 읽을 수 있다고 믿었어. 그러니 왕만이 점을 칠 수 있었지."

"제대로 맞히지 못하면 왕 체면이 말이 아닐 텐데."

"하하. 점은 역시 점일 뿐이니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었어. 하지만 놀라운 건 틀린 것도 빠짐없이 기록했다는 사실이야. 그만큼 진지한 자세로 점을 쳤다는 걸 알 수 있지."

용선생의 핵심 정리 - 기원전 1600년 무렵, 중국 최초의 국가인 상나라가 건설됨. 상나라는 왕권이 강했고, 갑골을 이용해 점을 쳤으며, 하늘에 제사를 지냄.

출처 - 소년 조선일보 / 사회평론 '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차윤석·김선빈 외 글, 이우일 외 그림)